육아만 하다보니 나이먹기 두려운 마음

엄마로 살다보면 문득문득 나이든 느낌을 참 많이 받아요. 설거지하다 손가락 관절이 너무 아파서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하고, 청소기 돌리다가 허리가 뻐근하기도 하죠. 예전엔 밀가루 음식을 잘만 먹었는데, 요샌 먹고 나면 소화도 안 되고요.

대화하다가 단어가 생각 안 나서 그거그거 하는데 상대방은 못 알아들을 때 짜증과 동시에 드는 좌절감은 말할 것도 없고요. 베개 자국, 조금 있으면 없어진다고 말했는데 오후가 되어도 없어지질 않아요. 피부 탄력이 예전 같지 않은 거죠. 그렇게 세월을 온몸으로 느껴요

아이는 온몸으로 생명력을 발산하는데, 그 생명을 잉태앴던 나는 이렇게 생명력이 다해가는구나 싶죠. 내 생명력이 아이에게로 전해진 거라고 자위해보지만 그래도 씁쓸하죠.

이런 고민을 선배 엄마에게 말해보면 내공이 깊은 선배 엄마는 한마디하죠. “ ”너무 슬퍼하지 마. 조금 있으면 몸에서 할머니 냄새가 나는 신기한 경험을 할 거야

자신의 나이를 진지하게 인식하는 계기는 무언가와 비교하면서 시작돼요. 예전 내 모습과 현재 내 모습을 비교하고, 지금 내 모습과 다른 엄마 모습을 비교하는 식이요. 하기 싫어도 자꾸 비교를 하게 돼요.

그럴 때 ‘왜 나는 예전 나의 모습과 현재 남의 모습과, 현재 나 자신을 비교할까?’ 라는 접근을 해봐야 해요. 잘 따져보면 단순히 현재 내 나이에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니라 현재 내 삶에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삶에 만족 좀 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요. 만족하고 싶어도 자꾸 불만족스러우니까요

엄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아이에게 만족감을 찾기 쉬워요. 나는 점점 나이 들고 늙어가는 것 같으니, 점점 더 생명력이 커지는 아이에게 꺼져가는 내 생명을 불어넣고 싶죠. “ 하지만 이런 식의 갈등 해결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아이는 엄마와 독립적인 인격체임에도 독립적으로 자랄 수가 없어요. “ 아이는 언젠가 엄마를 떠나고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엄마 역할에서 어떻게 하면 만족감을 찾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엄마 역할과 분리된 나 자신에게서 만족함을 찾아야 해요. 아이 이외에도 나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게 있어야 해요.

그게 꿈일 수도 있고, 취미일 수도 있고, 직업일 수도 있고, 관계일 수도 있어요. 나이 들어가는 모습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면 그래서 마음속 갈등이 심하다면 그 마음을 애써 억누를 필요가 없어요. 억누르다 쌓이면 그게 아이에게 가니까요. 그 마음을 모른 척 외면할 필요도 없어요.

결국에 직면하면 더 크게 아이에게 가니까요. “ 내 삶이 뭔가 불만족스럽다는 신호. 내 스스로에게 상을 줘도 된다는 마음에서 오는 신호로 여기세요. “ 물론 엄마로 살다보면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아요. 내 것 사러 가서 꼭 아이 것, 남편 것 바리바리 사오는 게 엄마니까요

아이만큼 나 자신을 위하는 건 절대 사치가 아니에요. 남편이나 주변 어른들이 이해해주지 못해도 나 자신만큼은 나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가만히 있으면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자꾸 잊어가는 경주인 육아라는 20년 이상의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필수예요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외모의 변화,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많이 느껴요. 단순히 외모와 나이 드는 것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삶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진 거예요.

그런 아내의 마음도 모른 채 다이어트를 하라든가, 관리를 하라고 권유하기보다 현재 삶에 만족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것들이 무엇인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